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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내 생각

나는 섬에 도착했다.

밖에는 태풍이 불었고,
아무 계획없이 손에 집히는대로 책을 읽었다.
고요한 마을의 거센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무언가에 쫓기지 않고 온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들이
오랜만이다.

혼자 즐기는 섬도 좋지만, M이 따라온 섬도 무척이나 좋았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
섬은 빛을 구름 뒤에 꽁꽁 숨겨두고 보여주지 않았지만
우리는 안개 속을 뚫고 지나갔다.

그리고 잠깐이라도 머물던 곳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이리저리 몸을 뉘우고 굴리고 담궜다.

그토록 원했던,
깜깜한 장작 사이의 작은 불씨가 커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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